이것(연간 등록금 1000만원 시대) 때문에 일부 고등학생들은 아예 대학서부터 육군사관학교나 경찰대같이 국비로 학업을 이수할 수 있는 특수목적대학에 지원하기도 한다. 과거 개그맨 서경석이 이런 이유 때문에 육사에 입학했으나 퇴교한 전력이 있다. 또한 일반대학교를 가더라도 등록금 문제를 고민하다가 결국 군장학생을 지원하는 학생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물론 육사를 가면 평생 직업군인, 그것도 고급장교로서 보장이 되어 있지만 군장학생은 현시창. 최하 6년은 군복무해야 하는데 이 기간을 다 채우고 전역하면 기본 30살이 넘어간다.
이처럼 수급의 현저한 불균형으로 말미암은 대한민국 대학의 질적 수준 저하 현상은 심각할 대로 심각해진 상황이고, 그리하여 대한민국에서 대학이 신성한 학문의 중심지라는 말은 이미 옛말이나 다름없게 되었다. 특히나 1997년 IMF 이후로 대졸자 구직난이 심화되면서, 21세기 현재 대학의 위상은 거의 직업 훈련소 내지 직업인 양성소 수준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제는 버젓이 취업 중심, 취업률 100% 내지 공무원 사관학교 따위의 광고 슬로건이 내걸리는 것을 보노라면 그저 안습할 따름이다.
고3 10명에게 너 왜 대학 들어가려고 하니 묻는다면 8~9명은 취업하기 쉬우려고요 대답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자기 흥미나 적성과 잘 맞지 않는데도 단지 취업률이 높은 학과만을 찾다가는, 비싼 등록금과 학비 쏟아붇고도 졸업하고 나서는 배운 것과 전혀 다른 생뚱 맞은 일을 할 수도 있으므로, 모쪼록 대학 들어가기 전까지 진지하게 심사숙고하자. 제발.
그리고 많은 사람이 오해하는 것과는 달리 대학은 학문을 배우는 곳이지 직업학원이 아니다. 물론 특정 분야에서 학문적으로 높은 성과를 거두고 좋은 성적을 보였다면 그 분야의 직장에 취업하는 일은 쉽겠지만, 학교에서는 학문적 성취도가 우선이다. 학교와 학과에 따라서는 당장 산업현장에서 쓸 수 있는 지식과 경험을 학생에게 주려는 곳도 있으나, 순전히 이 기능만으로 따졌을 때에는 직업학원과 다른게 없어진다. 도리어 대학 교수는 학교업무와 교수직에 충실해지면서 실제 산업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날이 갈 수록 떨어지는 경우 마저 있고, 현직 종사자들이 직업학원에서 가르치는 내용이 더 알찬 경우도 많다.
한편, 현재 국내 '명문'대학의 학업성취도나 대학평가는 유럽권, 일본, 미국등의 명문대에 비하면 낮고, 중국과의 무역과 교류의 증가로 중국 유학생의 입지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결국 '국내유명대 < 해외유학파'라는 공식이 성립된다. 2007년 부터 매 해 20만명이 넘는 해외 대학유학생들이 존재 했는데, 국내 명문대 졸업생들이 원할만한 사회적 지위와 직업은 장기적으로는 한국으로 돌아오는 해외유학파들과 경쟁해야 된다. 이는 학력 인플레로 명문대생들이 좋은 고지를 점령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욱 더 명문대 경쟁이 벌어지는 세계레벨에서 한정된 직업과 사회적 직위를 놓고 경쟁해야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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